공공연구기관의 특허관리 역량 제고가 시급하다
2007년 기준 정부와 민간을 합친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비는 31조3014억원으로 이 중 정부가 9조76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연구개발비는 세계 7위 수준이며,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할 경우 정부 투자는 세계 5위 수준에 달하는 규모이다. 나아가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를 2012년까지 GDP 대비 5% 수준인 16조2천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같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는 ‘07년 기준 경제활동인구당 상근연구원수 세계 8위, SCI 논문수 세계 12위, 미국특허 등록건수 세계 4위라는 우수한 성과창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개발 성과의 양적인 확대와는 별개로 실질적인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질적인 성과창출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실험실 내부에서만 맴돌 뿐 산업계로의 이전이 활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주요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의 연구개발 생산성에서 알 수 있다. 기업과 더불어 우리나라 연구개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공공연구기관의 연구개발생산성은 ‘06년 기준 1.5% 수준으로 유럽의 3.5%, 미국의 4.8%와 비교하여 매우 낮은 수준이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이하, 출연연)를 아우르는 공공연구기관은 ’06년 기준 전체 연구개발 예산의 22.8%에 달하는 6조219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박사급 연구인력의 80.6%, 우리나라 전체 출원특허의 24.6%를 차지하고 있어 높은 혁신 잠재력에 비해 아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난 몇 년간 지식경제부 등 연구개발 유관부처에서는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연구기획 및 관리 강화, 기술거래 활성화, 기술금융 확대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여 왔으며, 점진적이나마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개발 및 기술이전ㆍ사업화의 성과는 개발된 기술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관리 역량에 의해 상당 부분 좌우될 수 있다. 즉,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관리역량 1%p 상승시 기술이전 건당 기술료가 98.5만원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체계적인 지식재산관리시스템의 운영 등 지식재산 관리 수준이 높아질수록 기술이전 성과가 향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관리역량이 선진 우수연구기관 대비 45.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지식재산관리역량 제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대학 및 출연연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관리역량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맞춤형 지식재산관리전략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공동개발한 지식재산관리역량 진단모형을 활용하는 이번 사업은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관리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을 실질적으로 채울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IP창출, 보호 및 활용의 세 부문으로 구성된 지식재산관리역량 평가모형은 각 부문별로 기반(Infrastructure), 운영(Operation), 성과(Outcome)의 측면에서 세부 지표에 따라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포함하며, 최종적으로 각 지표별 가중치를 적용하여 점수가 도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지난 해 특허관리전문가가 파견된 16개 대학에 대하여 지식재산관리역량을 시범 평가한 결과 해당대학의 지식재산관리역량은 이상적인 수준의 29.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진단 대상 대학을 20개로 확대하여 지식재산관리역량을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지원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전체 공공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학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관리역량 진단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올해에는 해당 대학 및 특허관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예비진단을 실시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전컨설팅 및 진단모형의 개선, 컨설팅 Tool-Kit 개발 등을 병행한 후 하반기에 본진단을 통해 각 대학별 맞춤형 지식재산관리전략 컨설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10년부터는 특허청에서 추진하는 「대학ㆍ공공(연) 지식재산 창출ㆍ관리 역량 강화사업」과 연계하여 지식재산관리역량 진단 및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관리전문가파견 및 해외특허경비지원 등 관련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허 창출능력 및 관리체계 분석 결과를 통해 특허관리전문가 파견 여부를 검토하며, 국제적으로 파급효과가 높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특허출원예산의 부족으로 권리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관에는 해외특허경비 우선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학 및 출연연의 지식재산관리에 대한 인식제고 뿐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위한 공공연구기관 내부의 협조가 요구된다. 초기단계에서는 정확한 평가를 위해 상당한 양의 자료가 검토되어야 하기 때문에 내부인력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궁극적으로 본 사업을 통해 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관리 역량이 증대되고 연구개발 성과의 극대화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손영식 산업재산진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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