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을 미세한 가루로 만드는 데 성공한 사람은 일본전지의 시마즈 겐조
물렁물렁한 금속인 납을 미세한 가루로 만드는 데 성공한 사람은 일본전지의 시마즈 겐조였다. 1918년 10월 어느 날 밤, 전보배달원이 황급히 일본전지의 사장실 문을 두드렸다. ‘좋은 축전지를 제조하려면 양질의 납 가루가 필요하다. 지금 이것이 독일에서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들은 4억 엔의 로열티를 요구한다.’
독일에 파견한 이와시로라는 기사가 보낸 전보였다. 회사에서는 곧바로 중역회의를 소집하였고, 중역 대 분분은 그것을 사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시마즈 겐조의 의견은 달랐다. “납 가루 제조방법에 4억 엔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다는 건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생산원가가 너무 많이 들면 그만큼 축전지의 가격도 높게 책정돼야 하는데,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번 독일과 다른 방법을 연구해 보겠습니다.” 시마즈 겐조는 서둘러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도자기시험소에 가서 돌을 가루로 만드는 기계를 빌려다 납을 찧기 시작했다.
그러나 납은 무른 금속이라서 떡처럼 될 뿐 가루는 되지 않았다. 그의 친구였던 우에다 박사는 시마즈의 그런 행동을 보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시마즈, 그건 무리일세. 납을 가루로 만들려면 화학적으로 산화시켜야 하네.” 그러나 시마즈는 직접 실험을 해보지 않고서는 그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었다. 3주에 걸쳐 밤낮없이 계속 납을 찧는 데 열중했다. 결과는 물론 실패였다. 그러나 주의 깊게 살펴보니 절구의 안쪽 벽면에 납 가루가 조금 묻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꼼꼼하게 스푼으로 긁어모아 우에다 박사에게 보여주었다. “굉장히 놀라운 일일세. 가만있자. 그러면 찧을 때의 마찰에 의해 납이 열을 내고, 그것이 공기 속의 산소와 결합해서 가루가 된 것인지도 모르겠군. 그러나 3주간이나 찧어서 겨우 스푼 하나 정도의 납 가루를 얻었다면 많은 문제가 있지 않겠나.” 그러나 직감력이 강한 시마즈는 ‘마찰열과 공기 중의 산소의 화합’이라는 두 가지 사실만을 단단히 명심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우선 마찰열을 많이 내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심했다.
그때 문득 생각난 것이 어릴 때 감자를 나무통에 넣고 빙글빙글 돌려서 씻던 기억이었다. ‘그래, 바로 그거야!’ 그는 당장 드럼통 같은 것에 작은 납덩이를 많이 넣은 후 돌렸다. 납과 납이 서로 부디 치면서 섭씨 200도나 되는 온도를 냈다. ‘마찰열은 이미 충분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공기 중의 산소와 화합 시킬 수 있을까?’ 무작정 공기를 불어넣어보기로 했다.
그는 드럼통에 공기를 불어넣는 장치를 부착했다. 한 시간 운전한 후 결과를 보니 놀랍게도 많은 양의 납 가루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렇게 간단하고도 쉬운 발명은 전 세계 물리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곧 세계 각국에 특허로 출원, 등록을 받았다.
나중에서야 확인한 일이지만 독일이 4억 엔에 팔려고 한 기술도 드럼통에 넣어서 돌리는 방법으로, 이보다 능률이 훨씬 떨어지는 것이었다. (글: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발췌:집현전특허사무소(http://www.bc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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